아이의 인생 최초의 고민은

바로 나로부터 시작되었다. 


배변훈련을 하면서, 아이에게 화내지 않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쉬한 옷을 빨면서 아이에게 싫은 소리도 하고.. 

쉬 한 번 하면 (화는 내지 않지만) 잔소리가 고장난 라디오처럼 끊이지가 않으니. 

그리고 내 표정도 험하게 바뀌었겠지..


항상 붙어있으려고 하는 껌딱지인 아이가.

혼자 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나를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방에 불쑥 들어가보니 침대에 올라가 옷을 내리고 심각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다. 

다가가서 보니 옷에 쉬를 했다. 


내가 발견하니, 갑자기 "응가 하고 싶어~"라고 한다. 

얼른 안고 아기변기에 가서 시도를 하는데 다른 때보다 금방 포기하더니.

다시 방문을 닫아 걸고 

이번에는 좀 더 강하게.. 내가 들어가는 걸 거부. 


몰래 살짝 들여다보니.. 다시 바지를 내려 쳐다보다가..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문을 연 걸 보고는 들어오지 말라고 강하게 저항을 하며. 


그렇게 한참 실랑이를 하다가 아이스크림으로 꼬셔 겨우 밖으로 나오게 했다. 

"쉬했다고 혼날까봐 걱정됐어?"

"응. 엄마가 혼낼 거 같았어.."


아이는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 줄 알았다. 그냥 자기 하고 싶은대로.. 옷에 쉬하는 것도 그게 익숙하니까. 아이 맘대로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때문에, 두렵고 걱정을 하고 있었구나. 


"ㅇㄹ 쉬해도 엄마는 ㅇㄹ 사랑해.. 변기에 쉬하면 좋겠지만, 안 그래도 ㅇㄹ 사랑해~"

하며 꼭 안아주니까 그제서야 안심하고. 아이스크림 흡입.. 그리고 아기 소파에 앉은채로 어찌나 맘 편하게 쉬를 하던지. 

덕분에 이틀만에 다시 소파 커버를 벗기고 빨아야 했지만. 속죄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로.. ㅠ.ㅠ


아이는 어차피 자기 속도대로 자란다는 것을 자꾸 까먹는다. 



33개월. 오늘은 아이가 탄생 1000일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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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땀c 2015/01/0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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