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을 열자, 눈에 띄는 제목이 있었습니다.

씨네큐브의 운영을 접으며......

얼마 전에도 "반두비"를 이 곳에서 보고, 그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이었습니다. 씨네큐브를 닫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영화사 백두대간은 2010년 개관 10주년을 앞두고 씨네큐브 리노베이션 마스터 플랜을 세우는 등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해 왔습니다. 그러나, 2015년까지 앞으로 6년간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씨네큐브 운영을 중단해 달라는 흥국생명의 갑작스러운 요청을 받고 영화사 백두대간은 2009년 8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씨네큐브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역사는 묘하게 반복되는 모양입니다. 1995년 예술영화전용관 동숭시네마텍을 기획하여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예술영화 붐을 일으키고도 건물주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애써 만든 공간을 내주고 나와야 했던 과거의 억울했던 상황이 씨네큐브에서도 똑같이 반복되게 된 것입니다. 건물 관리 주체의 협조 없이는 극장 운영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씨네큐브의 정상적인 운영과 관객들을 위한 다양하고 적절한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흥국생명과 씨네큐브와의 관계를 잘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어떤 계약관계였을까요. 글 일부에는 다음과 같이 써 있었습니다.

백두대간의 씨네큐브 운영 중단과 관련된 최근의 일부 반응을 보면 그 동안 흥국생명의 씨네큐브 지원에 대한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씨네큐브가 흥국생명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한 것은 건물주 및 파트너에 대한 예우에서 상징적으로 표현된 것이지 씨네큐브의 운영 자금과 영화사 백두대간의 운영 비용들을 흥국생명에서 전적으로 부담하거나 지원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2000년도와 2001년도에 한시적으로 이루어진 태광그룹 일주문화재단의 재정적 지원이 끝난 후 2002년도부터 백두대간은 태광그룹 또는 흥국생명의 재정적 지원 없이 씨네큐브를 힘들지만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습니다. 백두대간은 극장 임대관리비와 매수표와 영사실 인건비를 제외한 영화수입/홍보마케팅 /극장기획 및 관리/인건경상비 등 모든 재정과 운영 책임을 떠맡고 독자적으로 씨네큐브를 운영해 왔 으며, 수익이 나는 경우에는 흥국생명과 반반씩 배분하고, 적자가 나는 경우 백두대간이 전액 부담하는 조건 하에서 씨네큐브를 지탱해 왔습니다.

아마도 흥국생명은 건물주로서 뿐만 아니라, 사업 파트너로서의 관계도 있었고, 씨네큐브의 수익 중 반에 대한 권리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씨네큐브가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 모르지만, 수익을 내도 매우 적거나 적자가 아니면 다행인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그래서 흥국생명 입장에서는 수익이 거의 돌아오지 않으니 더욱 수익을 낼 수 있는 무엇인가를 대신 하고자, 씨네큐브 운영을 중단시킨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그런데 "상표권"에 대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씨네큐브의 상표권은 극장 개관과 함께 지난 8년 동안 백두대간에서 등록하여 소유하고 있었지만 상표권을 이양해달라는 흥국생명의 요구에 따라 2008년 아무런 보상도 받지 않고 흥국생명에게 이양해준 상태이기에 앞으로 영화사 백두대간은 씨네큐브라는 상표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9월 1일 이후에 사용되는 씨네큐브라는 상표를 가진 어떠한 극장이나 회사도 영화사 백두대간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제까지의 씨네큐브와는 다른 극장이나 회사라는 것을 양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자, 흥국생명은 <씨네큐브>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군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씨네큐브>란 매우 친숙하고 좋은 이미지인데, 이것을 흥국생명에서 다른 수익 창출을 위해 충분히 이용할 수도 있는 상황은 아닐까요. (역시..."조심스러운" 추측.....;)

아아, 내가 아무 생각 없이 CGV나 롯데시네마를 찾는 동안 씨네큐브에서는 이런 속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군요 ㅠㅠ
씨네큐브와 같이 상업성보다는 좋은 영화 상영에 목적이 있었던 곳이 없었다면, "초대박" 인디영화였던 "워낭소리" 같은 작품도 처음에는 상영기회조차 없었겠지요..
며칠 전 휴가로 내려간 전북 지역에서, 인디영화관이 개관했지만 관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문화생활공간이 부족한 지역에서 참 소중한 공간일텐데, 그 공간의 운명도 매우 걱정됩니다..

온갖 상업성과 자본의 물결 속에서, 좋은 것에 대한 신념과 열정만으로 버텨온 그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는 그들의 열정에만 기대지 않아야 될텐데 말입니다. 자본은 낮은 곳으로 흘러들어가야, 사회가 소수자를 함께 지탱해줘야 좀 더 살만한 세상, 다양성이 넘치는 세상이 될텐데요. 우리 세금은 이런 곳에 쓰여져야 될텐데 말입니다....


안녕, 씨네큐브. 아트하우스 모모는 좀 더 사랑해줄께. 미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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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동 | 씨너스N아트 씨네큐브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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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땀c 2009.08.12 1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