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모른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정이현 (문학동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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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소녀, 소녀의 가족 4명, 소녀를 찾는 탐정, 소녀의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타국의 남자의 시점이 수시로 돌아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이방인으로 취급되는 화교인 어머니, 중국에서 비밀스런 거래를 하며 큰 돈을 버는 아버지, 불안을 간직한 오빠와 언니, 어느 땅에서도 안정적인 삶을 가지지 못하는 소녀의 생물학적 아버지. 그들의 이야기는 외로운 소녀 유지에게로 모아집니다.

'사람'을 사고 팔게 하면서 결국엔 그들을 모두 불행하게 만드는 자본주의, 같은 땅에 살아가는 이방인들에 대한 폐쇄적인 시선,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서 서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각각 살아가는 안쓰러운 인생들,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읽고 나서 한동안 멍해지는, 행복을 바라게 되는 슬픈 이야기.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조지 오웰 (한겨레출판펴냄,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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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동물농장>의 조지 오웰이 소설을 집필하기 몇 년 전에 썼던 르포르타주입니다. 영국의 탄광마을에서 지냈던 기간을 그린 1부, 사회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은 2부로 나뉘어집니다.

1부는 1930년대 영국 노동자들의 삶, 특히 주택문제와 실업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자세하게 묘사됩니다.

2부는 정말 인상적인데,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사회주의는 그것을 신봉하는 이들이 사회주의를 망친다"라는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회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사회주의자"가 문제인 것이라는 거죠.  대중은 이해할 수 없는 용어를 구사하며, 노동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오히려 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못하며, 마르크스의 말만 교조적으로 신봉하며 육체 노동자만 진짜 노동자라고 여기고 사무직 노동자와 가난한 자영업자를 무시하면서, 그들만의 세계에서 잘난 체하는 부르주아 지식인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겨 있습니다.

파시즘을 키우는 것은 사회주의다, 라고 합니다. 사회주의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이데올로기로만 맴도는 사이, 파시스트들은 사회주의가 하는 이야기에 맞서 자신들을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작업을 한다는 것이죠.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도 절묘하게 들어맞는 이야기입니다. 조지 오웰이 비판하는 그 모습이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과연 말할 수 있을까, 고민을 던져줍니다.

by 땀c 2010.04.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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