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와 동시간대에 방영중이라 상대적으로 덜 관심을 받고 있지만,
SBS 드라마 '산부인과'는 의학정보, 감동, 성보수주의를 향한 따끔한 지적까지 여러가지 매력적인 면모를 갖춘 드라마입니다.


의사들은 환자의 복지를 걱정해주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산부인과의 주인공 '서혜영 과장'(장서희 분)에게 푹 빠지게 된 계기는 성지루씨가 등장한 4화였습니다.

담담하게 사람 좋은 교통경찰로 분한 성지루씨는 임신중이던 부인이 사고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졌고, 뇌사상태를 일주일간 유지해야 뱃 속의 아이를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경제적, 물리적으로 많은 것을 감내해야 합니다. 아이를 살릴 것인가는 그가 결정해야 하구요.

의사들이 모여 회의를 합니다. 특이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수술을 하면 의사 개인의 경력과 병원의 명성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그래서 보호자(성지루)를 설득해야 한다고 결론이 나죠. 이 때 서혜영 과장은 자신이 수술을 하겠다고 합니다. 다른 의사들은 그녀가 경력을 위해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성지루에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줍니다.

"부인의 생명유지비용과 아이를 낳은 후 인큐베이터 장치 비용까지 합치면 수천만원이 들겁니다. 아이는 장애가 남을지도 몰라요. 이 나라 복지제도는 왜 이모양일까, 이런 거 의사들이 걱정해주지 않아요. 이런 건, 본인이 결정하셔야 하는 겁니다."

너무나 냉철해보이는 말이지만, 이게 현실이니까요. 앞으로 펼쳐질 고난한 삶은 성지루와 그 아기의 몫인 것을 알기 때문에, 그녀는 무작정 생명이 소중하다며 수술할 것을 설득하지 않았고, 그가 후회 없이, 제대로 준비를 하고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입니다.


콘돔 끼우는 법은 제대로 알아야 해요

그런 서혜영 과장이 또 사고(?)를 쳤습니다.

우연히 고등학교에 성교육을 간 그녀는, 순결교육 같은 것은 해줄 사람이 많다며, 거침없이 콘돔과 피임약을 꺼냅니다. 콘돔을 끼우는 법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아이들 앞에서 시연을 해보입니다.

"콘돔은 정액 주머니 부분의 바람을 반드시 빼줘야 해요. 링 부분을 바깥으로 해서 천천히 내려주고요. 손톱이나 반지에도 긁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그녀의 성교육은  '더블더치'에서 완성이 됩니다.

"더치페이가 뭔지 알죠? 네덜란드 청소년들은 '더블더치'라고 해서 남학생들은 콘돔, 여학생들은 피임약을 복용하도록 각각 교육받고 있어요."

원치 않는 임신을 하면 가장 힘든 당사자는 여학생들이기 때문에,  남자 친구에게만 피임을 맡기지 말고 피임약을 적극적으로 복용해야 한다고 십대 소녀들을 향해 말합니다. 남자들도 당연히 콘돔을 써야 하는 거구요. 피임은 실패할 확률이 있기 때문에 파트너가 동시에 피임에 책임을 지는 '더블 더치'를 해야 한다라는 메시지, 멋지지 않나요?

이 때 선생님은 안절부절 못하고, 애들이잖아요~아직 어린데~대놓고 사고 치라고 하시면 어떻게 해요~라며 만류합니다. 서혜영 과장 왈, "아이들이니까요. 이미 성에 노출되어 있다면, 최대한 안전 교육 해야죠. 이런 거 알려준다고 사고안 칠 애들이 치진 않아요. "

임신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부모님에게 빠른 시일 내에 이야기하고, 그게 어려우면 병원이나 시설의 도움이라도 받으라는 당부까지 잊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 교실 안에도 임신한 아이가 있었거든요.

성교육을 하고 돌아온 그녀는 "깽판"이니, "또 사고쳤다"느니 하는 말을 듣습니다. 하지만, 이게 정말 깽판일까요?

성교육, 도대체 언제 받아야 하는 건데요?



독일에서 청소년들에게 성에 관한 지침서로 각광받은 "섹스북"(귄터 아멘트)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피임, 자위, 동성애, 노인의 성, 아이들의 성, 결혼, 서로를 존중하는 성관계 등에 대해서 반드시 생각해봐야 하는 내용들이담겨있는, 주옥같은 책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이 책을 "유해매체물"이라고 부르고 있네요. 이 책을 검색하면 19세 미만은 "보호"하기 위해 접근할 수 없어서 성인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성인인증 따위야 가볍게 엄마아빠누나형 아이디로 들어갈 수 있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벽은 무의미할 뿐더러, SEX, 몸과 관련되어 있으면 무조건 검열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차단은, 도움이 되는 올바른 성 가치관으로 구성되어 있는 '섹스북'마저 아이들로부터 차단시켜서 결국 아이들은 어둠의 경로로 성을 배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어른이 되면 저절로 올바른 성적 가치관이 형성되나요? 청소년 시절, 제대로 성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그대로 어른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어른일지라도, 일방적인 성관계를 하거나 피임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 가요! ('질외사정' 이나 '임신주기법'은 결코 피임법이 될 수 없습니다.)




이 날 에피소드에서는, 소녀가 아기를 화장실에서 낳아서 유기를 한 사건도 함께 보여졌습니다. 그 아이는 두려웠겠죠. 짐을 떨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만 했겠죠. 그 아이가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어른들은 무엇을 했던가요. 무조건 섹스로부터 차단만 시키면, 모두가 섹스를 하지 않으면 이런 일들이 생기지 않는 걸까요?

이런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산부인과라는 드라마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불러도 될 듯 합니다. 적어도 오늘, 서혜영 과장 덕분에 청소년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피임법을 제대로 알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더불어, 성에 대한 관점도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 싶어요. 모두가 쉬쉬, 하지만, 모두에게 일어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공개적인 소통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 글은 생활인블로거들의 네트워크 "주권닷컴" 으로도 발행했어요


 

by 땀c 2010.02.26 00:52

*<디어존> 시사회 관람.. 후 스포일러 잔뜩 남깁니다. '비추'이니 스포일러는 별 신경 안쓰입니다만.

박스오피스 1위라는 사랑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했더니...

'애절한 사랑'을 만들기 위한 코드만 난무하고 있었다.

단 2주만에 사랑에 빠진다.
남자는 군대에 간다.
때마침 전쟁이 터진다.
2주간의 사랑이 수 년으로 길어진다.
그들은 편지로만 사랑을 나눌 수밖에 없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여자는 아파서 돌봐줄 수 밖에 없는 이웃과 결혼을 결정했다.
하지만 여자는 남자를 여전히 사랑한다.
몇 년 후 재회한 그들은 운명의 장난에 한없이 슬플 뿐.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그들은 다시 만나게 된다.

2주만에 운명의 사랑에 빠진다는 비현실성과...약자를 향한 희생정신이 넘친다지만 '운명의 사랑'까지 버려버리는 범상치 않은 결정...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치자. 아름다고 훌륭하기는 하다.
그러나 공감은 어렵다..

사바나, 희생만 하는 삶이 행복하니?

사바나는 따뜻하고 참 괜찮은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과 소통이 어려운 이웃집 앨런과 존의 아버지를, 그들의 가족보다 더 잘 보살펴준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까지 잠식해버린 그녀의 인생이 그녀는 정말 행복했을까. 남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그녀 스스로 한 선택이었지만, 그녀는 절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존과 사랑에 빠진 것까지, 그녀가 뭔가 결핍된 사람에게 더 애정을 느끼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존은 실제로 아픔이 많고 벽에 둘러싸인 사람이었다.

사실, 이 부분에 좀 의문이 남는 것이... 영화는 주로 존의 시점에서 진행되는데, 존과 같이 지극히 남성적이고 거친, 상처가 많은 남자가 한없이 포근한 성녀와 같고 아름답기까지 한 그녀를 만나 비로소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뭐 이런 걸 함축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전쟁은 현실, 그들의 사랑은 판타지

미국이 원인을 제공해 벌어진 9. 11. 테러, 미국이 시작한 침략 전쟁인 이라크 전쟁의 정치적 배경이 이 영화에서는 무엇이었을까. 평범한 사람들에겐 정치적 의미가 무엇이든간에 그들의 사랑에 장애물 뿐이었을지는 몰라도, 그것이 그렇게 간단하게 무시되는 것은 불편하다.

9. 11. 테러 이후 스스로 "복무기간을 연장하겠습니다!" 라고 외치며 일어서는 U.S.ARMY의 미국 젊은이들의 모습은 참으로 갑갑하다. 그런데 존이 차마 바로 자원하지 못하고 갈등했던 것도, 사랑 때문이었지 전쟁에 대한 성찰은 손톱만큼도 없었고, 오히려 조국(미국의 침략전쟁)을 위해 그는 사랑을 뒷전에 배치했다.

솔직히 이 대목에서도 그들의 사랑을 응원해줄 수 없었기 때문에, 영화는 초반부터 몰입을 너무나 떨어뜨려버렸다.

그나마 건진 것들

그나마 이 영화에서 볼만한 장면은, 쓰러진 아버지 앞에서 존이 자신은 미국의 동전이었다며, 구멍이 난 불량화폐인 아버지와 자신을 안쓰러이 여기는 모습일 것이다. 아버지의 주름진 손이 어깨를 들썩이며 우는 아들을 위로하는 장면은 맘이 아린다. (그러나 아주 미미하게 지나가는 장면인 것. 아버지가 왜 병실에서 밀려나와 복도에 있는지 너무 궁금했는데, 끝내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건진 것은, 아만다 사이프리드, 그녀는 너무나 예쁘다는 것.....
맘마미아에서 볼 때보다 더 친숙하고 자연스러워 몰입하게 되는 그녀였다.



500일의 썸머 같은 현실적인 로맨스가 훨씬 좋은 건,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생활인블로거들의 네트워크 <주권닷컴>으로도 발행했어요.
by 땀c 2010.02.25 18:10
택시에서 내려 200여미터를 걷는동안 온몸이 하얗게 되었다.경비아저씨가 잠못이루고 눈을 쓸고 있다.요즘 내리는 눈은 그 쌓이는 속도와 양으로 사람을 두렵게 만든다. - http://spic.kr/TbRFtG - 0:50 #
엄마가 한의원에서, 사과, 귤, 닭고기가 몸에 맞지 않는다는 선고를 받았다. 동생 왈 "인생의 3분의 1을 버리라는 거야?" 좋아하는 걸 못 먹으면 정신건강에 더 안 좋은 건 아닐까? - 16:7 #
GM대우 비정규직 지회 홧팅! RT @dusthwk: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지노위 심문회의 마치고 왔슴다..결과는 결정문을 받아봐야 알겠지만 분위기는 반반이 아닐까 싶네요..응원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16:31 #
주문한 적 없는 커피스피커라는게 도착했다.생일선물로 온 거 같은데 누가 보냈는지 모르겠다.가격도ㅎㄷㄷ..신기한 물건.. - http://spic.kr/15EuEw - 17:50 #
꼭 볼거임 RT @amenic_tweet: 드디어, 정말, 개봉을 하려나 보군요 RT @ozzyzzz: 구스 반 산트, 숀 펜의 <밀크> 시사회 다녀왔습니다. 말해 뭐해요. 정말 좋습니다. - 18:30 #
온라인 야간집회중...http://is.gd/8E4xU MB민폐리스트- mb때문에 옆 관중 팔꿈치 킥 당함, mb때문에 국민의례 다시 배워야 함, MBC(반드시 대문자로 써야함..mb때문에) ....끝없이 나온다 - 20:57 #
"인생의 가치를 깨닫는다면, 과거 속에서 살기 보다는 미래를 지키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RT @heterosis: 제인 구달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다이안 포시를 기억합시다. http://is.gd/8E2qH - 21:28 #
뇌 구조에서 '나눔'과 '함께'에 대한 부분이 퇴화된 생물들이에요 RT @pyrasis: 신자유주의자들의 발상이 정말 잔인하다. 학생 무상급식이 사회주의라니. - 21:39 #
레드컴플렉스는 이 나라 역사가 낳은 원죄..RT @nxtw: RT @chamgom 무상급식 사회주의론을 퍼뜨린 자들을 왜 그 당시에 깨지 못했나 하는 후회가 드네요. 학교 무상급식 하는 나라들은 죄다 사회주의라는 얘긴지. 아이들은 사회를 가꿀 예비군. - 21:46 #
by 땀c 2010.02.19 00:10
@poossinique @sujincho 저도 오늘은 가보려고 했는데..집에 일이 있어서 들어왔어요. 추위 조심하시구요. 감사하고.....홧팅~!! - 19:25 #
왜 부모님들은 자식에게 아프단 이야기를 하지 않는걸까. 하긴, 아프다고 해도 내가 관심을 안 갖지......아빠가 응급실 다녀왔단 얘길 듣고 나서야, 저녁 한 끼 같이 먹는 걸 허락하는 못된 딸. - 19:27 #
@_hicha 저도 애를 낳아 키워보면 그 맘이 이해가 갈까요? 어차피 갑자기 효도하지도 못할 거면서 괜히 서운하기만..... - 19:34 #
by 땀c 2010.02.12 00:11

영화 <친구사이?>가 "영상물 등급위원회"를 상대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판정 취소소송을 청구했다고 합니다. 영화 <친구사이?>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12세 이상 관람가로,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15세 이상 관람가였다고 합니다.

기사만으로는 영등위가 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했는지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몇 년 전 있었던 사건이 떠올라서 그 이유가 충분히 추정되네요.

동성애는 청소년 유해물이다?

2002년 즈음,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는 청소년을 보호하겠다고, '수호천사'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전국의 초중고, PC방등에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으로 설치되었죠. 그래서 수많은 동성애 관련 사이트가 차단되었습니다. 동성애 잡지 [advocate.com]과 UN의 자문단체인 [동성애자인권운동네트워크](ilga.org), [이반시티], 국내 최초의 인터넷 게이 커뮤니티인 [엑스죤], 한국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와 같은 인권단체들도 차단대상이 되었습니다.

당시의 사이트를 차단했던 이유는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아니한 성관계를 조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영화 <친구사이?>는 그로부터 약 10년이 흘렀는데도 똑같은 일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영화 <친구사이?>를 보고 난 소감

며칠 전에 저는 <친구사이?>를 보고난 감상을 포스팅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제가 느낀 것은, 풋풋함, 사랑스러움, 애잔함, 위로, 이런 것들이었어요.
<친구사이?> 감상평 보기, 클릭!

그리고,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을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글쎄요, 사랑하는 20대들이라면 당연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장면이었습니다. 같은 장면을 이성이 찍었다면, 평범하기 그지 없을 장면입니다.

참으로 싱그러운 그들.



김조광수 감독은 "소년, 소년을 만나다"에서 10대 소년들의 사랑을 그렸고, <친구사이?>에서는 대한민국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가는 20대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더 월 2>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여성 동성애자들의 이야기를 10대, 30대, 60대 노인의 시점에서 잔잔하게 그려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더 월 2>와 같은 좋은 영화가 계속 나올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도 품게 해준 영화입니다. 우리가 잘 모르는 것, 하지만 알아야 하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 사람이 누구나 자유롭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좋은 영화> 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성애가 나쁜가? 자유를 침해하는 사회가 나쁜가?

너는 왜 이성을 좋아하는 거야! 어디가 잘못된 거 아니니? 정신과 상담 한 번 받아볼까?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을 상상해본 적 있으신가요.


동성애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동성애가 퇴폐적이고 에이즈와 같은 병을 낳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오히려 이성간의 섹스가 폭력적이고 건강에 위해가 되는 방식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성간에도 청결하지 않은 방식으로 관계를 가진다면 에이즈 또는 각종 성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죠.

세상에는 다수가 정해놓은 rule 이 있어서, 이것에서 벗어나면 나쁘게 보이는 법입니다. rule 은 지배하다라는 뜻도 있지요. 지배자, 다수의 권력이 만들어놓은 것은 소수자에게는 억압으로, 부당한 권리 침해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되면 성적으로 성숙한 인격체가 되나?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된 성문화를 심어주는 것보다, 무조건 차단하고자 하는 지배적논리 역시 유감입니다. 10대에는 무엇이든 처음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분별한 접촉보다는 '바른'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른들이 할 일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너희들은 아직 그런 거에 관심 가지면 안돼.'라며 진실을 가리려고 하거나, 여자 아이들에게 순결 캔디 같은 것을 나눠주며 성에 관심을 가지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비난하는 것은 그리 맞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성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진짜 아이들을 위한 것 아닐까요. '자위'는 나쁜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거야. 나중에 성관계를 하게 되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할 수도 있으니까 '피임'은 꼭 하렴. 피임 방법은 이런 이런 것들이 안전하단다. 성관계를 할 때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 니가 좋은 것이 상대방에게는 좋지 않은 것일 수도 있거든. 그리고 혹시 이성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좋아진다면, 그것 역시 자연스러운 것이니 너무 괴로워하지 않아도 돼. 이런 이야기들을 들려주어야 합니다.


영화 <친구사이?>는 성적 정체성 혼란으로 힘들어하는 10대와 20대에게 위로가 되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민수와 석이는 서로를 정말 아끼고 기운을 북돋아주는 방법을 아는 멋진 친구들입니다. 2002년 당시 동성애 사이트를 차단할 때, 기댈 곳이 없어 그나마 온라인으로 고민을 털어놓고 기운을 얻던 친구들은 이중으로 가슴에 상처를 입어야 했습니다. 자살을 상상하고, 실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친구들도 있었어요. 이것은 가히 사회적 살인이라고 불러도 무방합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우리가 깨기 어려운 것 중에 하나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여기, 동성애, 트랜스젠더 등에 대한 편견을 유쾌하게 날려버리는 만화를 소개합니다.





네이버에서 연재중인 <어서오세요 305호에>라는 만화에서는, 대한민국 평범 20대인 주인공이 어떻게 좌충우돌 자신의 편견을 깨닫게 되는지 생생하고 재미나게 그려집니다. <305호>의 세상은 유토피아도 아니고, 상상도 아닌 우리가 맘만 먹으면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세상입니다.

영화 <친구사이?>에 대한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은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수많은 성소수자들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부당합니다. 영화도 더욱 많은 분들이 보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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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땀c 2010.02.05 11:27



동성간의 사랑을 극장에서 스크린으로 본다는 것은, 긴장되는 일이다. '브로크백마운틴'을 보다가 욕을 내뱉으며 극장을 나가던 남자,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동구가 선생님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순간 관객들이 던지던 부담스럽다는 탄식. 그 순간 극장안에 있었을 성소수자 누군가는 가슴에 대못이 박혔을 게다. 내가 받은 작은 상처도 아물지 않았는데. 하물며.

중앙시네마에 있던 열명도 안되는 관객들은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다. 영화를 더 많은 사람이 보지 않는 것은 많이 아쉽지만, 덕분에 그들의 싱그러운 사랑에 순조롭게 몰입할 수 있었다.

군대 간 애인을 처음으로 면회가는 길. 석이는 웃음이 자꾸만 나와서 주체하지 못한다. 직접 만든 초코렛을 소중히 안고서. 석이가 여자였다면 이 행복은 너무나 평범해서 눈길조차 끌지 못할, 그런 평범한 대한민국 20대의 사랑이다.

면회신청서 관계란의 '애인'을 썼다가 박박 지우고, 뒷면에서 보일세라 뒷면까지 꼼꼼히 지우는 동안, 석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이 곧 눈 앞에 보일테니 이쯤이야 일도 아니다, 그럴 수 있었을까?



사랑을 하게 되면, 더군다나 오랜만에 만난 연인이 옆에 있으면 한없이 바라보고 만지고 싶어지는 것.이것 또한 평범한 20대의 사랑이다. 옆에 누가 있든 말든.

사랑을 나누다가 엄마에게 딱 걸리는 상황, 이건 누구에게나 아찔한 상황이지만 그들은 사정이 다르다. 엄마의 충격과 상처를 아프게 보듬어야 한다. 자신의 상처도 돌아볼 새 없이......의도치 않았던 커밍아웃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정신없는 상황.

민수는 엄마에게 '난 남자가 좋아요. 하지만 행복하게 살께요. 당당해질거에요' 라고 이야기한다. 눈이 빨개져서 민수를 바라보는 엄마의 눈빛은 '천하장사 마돈나'의 동구 엄마 같다.
'앞으로 정말 힘들거야. 괜찮겠니...?' 라고, 아들 동구의 손을 붙잡던 엄마.

사랑을 하는 것이 미안해지게 만드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가.



애인을 수줍게 소개하는 장면. 사장누나의 따뜻한 눈빛은, 면회 신청서에 쓴 애인을 지우던 석이에게 치유가 되었겠지 싶다.   
세상 살 만하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건 어찌 보면 참 쉬운 일이다. 그 쉬운 일이 쉽지 않은 이 세계. 다른 사람에게 소중한 것을 부정해가며 애써 힘들고 피곤하게 사는 것은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지.



사람이 가득한 광장에서 키스를 나누는 그들. 이 모습은 환타지로 느껴질 정도로 평화롭고 아름답다. 앞으로 감내해야 할 수많은 것들을 서로 단단히 끌어안고 이겨내겠다는 다짐은 멋지지만, 애잔하다.
실제로 이 장면을 촬영하던 동안 한 덩치 큰 외국인이 화를 내며 그랬단다.
"지금 뭐하는 짓이야? 하늘이 보고 있는데 부끄럽지도 않아?"
그 외국인이 모시는 하늘은 백인 이성애자 남성들만 사는 곳이었던 게지....

실제로는 게이가 아니었던 배우들은, 그 외국인의 행동에 상처를 입었고 한동안 아파했다고 한다. 그렇게 자신이 몰랐던 누군가의 상처에 눈을 뜨게 되는 것이 세상을 바꿔나간다. 그렇게 '여자친구 있어요?'라는 질문을 '애인있어요?'로 바꿔가며, 그렇게 세상은 조금씩 더 나아진다.

홍길동에게 호부호형이 허락되지 못한 것은 적자만 인정하는 더러운 세상이어서 그랬다.
이성애자의 사랑만 인정하는 세상. 이성애자가 아닌 이들에게 애인이라는 호칭을 허하자. 홍길동이 살던 시대의 낡은 봉건의식이 사라진 것처럼,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낡은 이성애자 중심주의도 곧 사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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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땀c 2010.02.0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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