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개인의 취향>은 꽤 재미있다. 박개인(손예진 분)의 독특한 패션 감각과 맛깔스럽게 날려주는 대사에는 배를 잡고 웃게 되고, 전진호(이민호 분)의 까칠하면서도 부드러운 마음 씀씀이를 보면서는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박개인의 변화되는 모습과 더불어 박개인과 전진호의 러브라인도 시동이 걸리기 시작하니 점점 빠져들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하지만, 이 감칠맛 나는 드라마에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장면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니,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드라마에 빠져들 수가 없어 안타깝다.
 
성소수자에 대한 호감과 오해 사이의 아슬아슬 줄타기



전진호가 엄중히 그러지 말라고 경고했고, 스스로도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반복되는 박개인의 아웃팅. 전진호는 드라마상에서 실제로는 게이가 아니고 박개인도 아웃팅은 나쁜 것이라고 인지하고 사과를 하지만, 사실 이것이 실제 상황이라면 굉장히 끔찍한 상황이다.
 
동네 갈비집에서 "게이다"라는 것이 밝혀지고, 업무상 관계자도 그 이야길 들었다. 전진호가 실제로 게이였다면 그가 감당해야 했을 타격은 엄청난 것이었다. "아웃팅은 범죄다"라는 이야기도 있는 만큼, 아웃팅이 드라마에서 그려진 것처럼 재미있는 에피소드감이 될 수는 없다.
 
최 관장(류승룡 분)이 당한 아웃팅은 더 끔찍한 것이다. 한창렬(김지석 분)은 우연히 친구를 만나 최 관장의 성정체성을 듣게 된다. 그리고 최 관장이 듣는 앞에서, 전진호에게 "너, 남자도 아니었어?"라고 몰아붙인다. 아, 끔찍해라.
 
그런데, 개인은 진호가 더럽다고 이야기하는 창렬에게 이야기한다.
 
"더러워? 진호씨가 왜 더러워. 여자든 남자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건데. 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본 적도 없는 인간이잖아. 그런 니가 뭔데 진호씨를 더럽다고 얘기해."
 
한창렬로 대표되는 호모포비아들을 향한 따끔한 비판이 이 드라마가 말하고 싶은 바일 수 있다. 하지만 진호의 동료인 상준(정성화 분)이 어설프게 게이 흉내를 내며 "사실은, 저 '퍼펙트한' 남자입니다"라고 밝히고 싶어하는 장면이 신경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성소수자에 대한 호감을 만들어내는 점에서 꽤 괜찮은 드라마라고 생각되면서도, 막상 성소수자 당사자들이 보기에 불편할 장면들은 아슬아슬하게 몰입을 방해한다. 몰입을 방해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여자 만들기"가 아니라 "당당한 사람으로 살기"였다면
 
개인은 창렬에게 "성인 여자로 느껴지지 않았다"라는 말을 듣고, 진호에게 자신을 여자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들은 남자를 애태우는 여자가 되기 위한 트레이닝에 돌입한다.
 
"여자들이 왜 약속시간에 10분씩 늦는지 알아야 진정한 여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남자 앞에서 게걸스럽게 먹는 여자, 매력있을 거 같아요? 고기한테 환장한 여자도 매력 없거든요?"

 
진호는 개인에게 우아하게 걷고, 남자를 기다리게 해야 하며, 데이트할 때는 깨작거리며 먹어야 하고, 남자가 만나자고 했을 때 바로 뛰쳐나가면 안된다고 가르친다. 진호의 이야기는, 일반적인 데이트 규범이다. 데이트 규범이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존재한다.


남성은 여성을 리드해야 하고, 능력있는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규범이 있다. 남성이건 여성이건 이런 데이트 규범에 종속되어 있다는 것은 서로를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이런 데이트 규범을 정당화하고 확산하는 것으로 보이는 드라마의 장면은, 마냥 재미로만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의 전개를 보면, 진호는 개인에게 전형적인 여성성을 가르치면서도 개인의 진짜 모습에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진호가 개인에게 정말로 가르쳐주고 싶었던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연애는, 자존심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존심을 지켜주는 거예요."

진호는 개인에게 제발 배려와 헌신만 하지 말고 자신을 사랑하라고, 자신의 주장을 가지고 당당한 사람이 되라고 이야기한다. 여성에게 순종과 헌신을 바라는 전통적인 관념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이 드라마가 정말로 말하고 싶은 바는 무엇일까? 헷갈리면서도 기대를 하게 만든다.

<개인의 취향>은 사랑스러운 등장인물에 빠져드는 전개 등으로 상당한 매력을 갖춘 드라마다. 하지만 아슬아슬 줄타기에서 발을 헛디뎌서 드라마에 호감을 가지게 된 나와 같은 시청자들을 슬프게 하지는 말아 주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생긴다.

* 이 글은 주권닷컴, 오마이뉴스로도 발행했어요.

by 땀c 2010.04.28 13:58

너는 모른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정이현 (문학동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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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소녀, 소녀의 가족 4명, 소녀를 찾는 탐정, 소녀의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타국의 남자의 시점이 수시로 돌아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이방인으로 취급되는 화교인 어머니, 중국에서 비밀스런 거래를 하며 큰 돈을 버는 아버지, 불안을 간직한 오빠와 언니, 어느 땅에서도 안정적인 삶을 가지지 못하는 소녀의 생물학적 아버지. 그들의 이야기는 외로운 소녀 유지에게로 모아집니다.

'사람'을 사고 팔게 하면서 결국엔 그들을 모두 불행하게 만드는 자본주의, 같은 땅에 살아가는 이방인들에 대한 폐쇄적인 시선,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서 서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각각 살아가는 안쓰러운 인생들,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읽고 나서 한동안 멍해지는, 행복을 바라게 되는 슬픈 이야기.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조지 오웰 (한겨레출판펴냄, 2010년)
상세보기

<1984> <동물농장>의 조지 오웰이 소설을 집필하기 몇 년 전에 썼던 르포르타주입니다. 영국의 탄광마을에서 지냈던 기간을 그린 1부, 사회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은 2부로 나뉘어집니다.

1부는 1930년대 영국 노동자들의 삶, 특히 주택문제와 실업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자세하게 묘사됩니다.

2부는 정말 인상적인데,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사회주의는 그것을 신봉하는 이들이 사회주의를 망친다"라는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회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사회주의자"가 문제인 것이라는 거죠.  대중은 이해할 수 없는 용어를 구사하며, 노동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오히려 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못하며, 마르크스의 말만 교조적으로 신봉하며 육체 노동자만 진짜 노동자라고 여기고 사무직 노동자와 가난한 자영업자를 무시하면서, 그들만의 세계에서 잘난 체하는 부르주아 지식인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겨 있습니다.

파시즘을 키우는 것은 사회주의다, 라고 합니다. 사회주의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이데올로기로만 맴도는 사이, 파시스트들은 사회주의가 하는 이야기에 맞서 자신들을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작업을 한다는 것이죠.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도 절묘하게 들어맞는 이야기입니다. 조지 오웰이 비판하는 그 모습이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과연 말할 수 있을까, 고민을 던져줍니다.

by 땀c 2010.04.20 10:38
한선교 한나라의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찝찝하다. 김사장 취임했는데도 계속 그런 대사 나오는 것 이해안된다. KBS 김인규 왈"심의팀이 조치하도록 전하겠다"...이제는 아주 대놓고.....얘네들..... http://bit.ly/98jRih - 16:56 #
한선교, 김인규...얘네 진짜 뭐하는 건지? 방송장악하느라 김인규 낙하산 태워보낸 거라고 대놓고 인정하는 거임? 이제는 쉬쉬하는 예의도 없는 거임? 국민이 그렇게 우스움? http://bit.ly/98jRih - 17:2 #
RT @aleph_k: 낙태가 여성만의 문제는 아니니까 알티 RT @naaeun: 낙태 고발 조치, 도대체 어쩌라는거야??!! 낙태, 당신의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여성들의 경험이 모여 국가인권위진정의 힘이 됩니다. http://j.mp/dcNCD1 - 17:3 #
김언수 소설 "캐비닛"을 보면 '타임스키퍼'가 나와요.진화의 일종이니 연구소에 연락을.. RT @ertai1: 이상한 일입니다! 잠시 눈 감았다 떴을 뿐인데 시간이 10분씩 지나갑니다! 이거 뭐죠? -_-;;;;; - 17:25 #
@ertai1 타임스키퍼들도 그래서 매우 괴로워 하던데요^^ 현대인의 슬픔이죠 -ㅁ- - 17:37 #
노조도 명문대,전관 변호사 좋아하고...그 권위는 다수가 세워주기 때문에 가능한 거고 그래서 더 막막하죠 RT @iFoog: 아고라 경방에 경제학 책을 썼다 해서 필자 소개를 봤는데 실명은 안 밝히면서 서울대 법대 출신에 대기업 경력은 적어 넣었다 - 17:45 #
RT @koreain: 식코의 나라 대한민국!! RT @rgh1967 RT @doax: 돈없으면 다 죽으라는 의료보험 민영화. 양영순 작가의 만화입니다. RT @20type: 프레시안 양영순 작가 추가 http://trunc.it/79nt3 - 17:46 #
실업급여 부정수급건 때문에 상담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비정상적인 슬픔이 지배하는 나라... 자꾸 회초리만 때리면 어떡하나. 먹고 살게 해줘야지..... - 17:48 #
 
[집나온 남자들] http://bit.ly/a9WIyM "널 잘 몰라서 미안해"라는 말과 그가 못 본 그녀의 손목이, 자꾸 생각날 것 같다. 이하 감독의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을 보고는 한참 혼란스... [긴글] http://bit.ly/9roH3T - 22:7 #
by 땀c 2010.04.20 00:11

난, 너의 손목을 본 적이 없었어. 우리가 함께 본 영화의 '지성희'(지진희)처럼. '성희'는 3년을 같이 산 부인 '영심이'의 손목에 자살을 시도한 흔적이 있다는 걸 전혀 몰랐지. 
너의 손목에 그런 흔적은 없지만, 또 다른 '손목'에 내가 알지 못하는 상처가 분명히 있을텐데.  내가 보려면 얼마든지 볼 수 있었고, 하지만 보지 못했던 그런 것들이 있을테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사람이, 그 사람의 생각과 고민을 알지 못한다는 건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 
'성희'는 '영심'과 연애를 하고 있던 중에도, 그녀에게 돈이 필요했고, 그녀가 '다단계'를 했다는 것도 전혀 알지 못했지. 그녀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리고, 난 지금 너를 얼마나 외롭게 하고 있을까. 

그녀는 애인이었던 성희에게 어떤 식으로든 표시를 했을 거야. 성희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거지. 그녀가, 솔직히 충분히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탓할 순 없는 거야. 그렇지? 사람은 보고 싶은대로 보고, 관심을 가지는만큼 보이고, 그러니까 그만큼밖에 보지 못했던 성희가 그녀에게 미안해해야 하는 거겠지. 그래서 그녀가 말했던 거잖아. 

"난 이해심이 부족했고, 당신은 이해력이 부족하더라."

밖에서는 세련되고 지적인 음악평론가지만, 편한 친구 앞에서는 누구보다 찌질하고 고집불통인 '성희'. 그는 나랑 참 닮아있는 거 같더라.  항상 '배려'를, '평등'을, '믿음'을 이야기하는 나였지만...뭔가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잘난 체 하는 나지만, 정작 난 굉장히 무심하고 찌질한 사람이니까 말야. 

그래서 난 오늘도 너에게 서운함을 느끼게 했나봐. 네가 나에게 했던 말, 표정, 행동들은 6년을 함께 했던 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던 것들인데, 난 다른 사람들이 내려주는 해석에 흔들려버리고 말았지. 너는 왜 내게 믿음을 주지 않냐고, 왜 표현하지 않느냐고 너의 표현들을 모두 무시해버렸어. 그래, 정말 이해력이 딸리나봐 나는. 



우리가 함께 본 이 영화에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장면이 있었잖아. 남자 셋이 모여 집에 도배를 하며 가족을 기다리는 모습. 여자 셋이 모여 생애 처음으로 자유로운 여행을 하는 모습. 

남자 셋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위해 노동을 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그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거 같아 좋아보였고,
여자 셋은 힘들게 살아온 그녀들이 처음으로 자기 자신들을 위해 선물을 해주는 모습이 좋아보였지. 

우리, 그렇게 서로와 자신을 위한 선물을 하며 살아가보자. 그들은 결국 헤어졌고, 미안해했고, "너를 잘 몰라서 미안했어"라고 사과했지만..  부족한 이해심과 이해력을 채워가며 우리는 같이 나란히 살아가보자. 서로의 '손목'을 들여다보면서, 기억하면서, 그렇게 살아가보자. 함께해줘서, 정말 고마워.. 
by 땀c 2010.04.19 21:30


지난 4월 15일(한국시간), 프로골퍼 양용은 선수가 다음과 같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미 골프 다이제스트의 덴젠킨스 기자가 금요일 자신의 트위터에 " 양용은 잘치네, 어제 밥 내 중국음식 배달해 줬는데" 라고 해서 지금 미국 아시아 사회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논쟁이 한창입니다. 기분이 매우 불쾌한데 코리페빈(라이더 컵 주장) 부인이 아시아 계여서 저보다 먼저 많은 언론인들에게 댄젠킨스 보이콧 운동을 하고 있네요. 언제쯤 이런 소수 인종에 대한 차별과 멸시적인 발언이 없어질지...

양용은 선수는 "미국 아시아계 단체 또는 시민단체에서, 언론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에 대해 함께 싸웠으면 좋겠다" 라고 덧붙였다. 양용은 선수의 적극적인 반응으로, 댄 젠키스 기자는 트위터의 내용을 삭제하고 골프 다이제스트는 "양용은(Y.E. Yang)의 이름이 중국음식 체인점인 P.F. Chang과 유사해서 농담으로 던진 말이었다"라고 해명을 했다. 그다지 해명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아시아계는 모두 비슷해보인다는 그들의 속내를 더 드러내는 듯 하다.

양용은 선수가 소수 인종과 시민단체의 연대를 호소할만큼, 이것은 양용은 선수 자신만 겪는 문제가 아닐 것이다. 특히 골프는, 오거스타내셔널 골프장이 흑인과 여성의 출입을 제한한 것 때문에 올림픽 종목에서 탈락한 전적이 있는 만큼 폐쇄적이다. 인종에 대한 멸시 섞인 농담과 차별은, 미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아시아계 시민들이, 그리고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편견에 시달리는 이들이 늘상 겪는 문제이다. 늘상 반복되던 문제에 참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양용은 선수의 모습은 그래서 소중하다.

그런데, 양용은 선수의 모습을 보는 순간 차별받는 아시아계로서 함께 분노했던 우리들은, 양용은 선수가 비판하는 "인종차별주의자"의 모습에서 자유로울까?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차별로 피해받기 보다는 차별을 하는 쪽에 더 가깝지 않을까.

정이현 소설 "너는 모른다"의 한 장면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어머니가 화교인 소녀는, 동네 아이들로부터 "너네 나라 가서 짜장면이나 먹어라, 짱깨야"라는 모욕을 받는다. 소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전화를 하며 "아무튼 골 때리는 짱깨놈들이라니까" 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짱깨"가 무엇을 뜻하는지 묻는다. 그러자, 소녀의 아버지는 누가 그랬냐며 몹시 흥분한다. "짱깨"를 무시하던 소녀의 아버지는, 자신의 부인과 딸이 "짱깨"라고 무시를 당하자 화를 낸다.

한국 사회에서 화교는 중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이방인이다. 재일교포ㆍ재미교포들이 미국에서 겪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재일교포와 재미교포에게는 감정이입을 잘 하면서, 같은 땅에서 살아가는 화교와 유색인종인 외국인들에게는 호의적이지 않다. 어쩌면 우리는 양용은 선수가 겪었던 일보다 더한 것들을 저지르고 있지 않나.


영화 '반두비'에서, 방글라데시에서 온 카림은 자국에서는 영어 실력도 뛰어난 대학생이고 성실함까지 갖췄지만, 한국에서 날라리로 살아가는 백인 영어회화 강사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받으며 고단한 삶을 살아간다. 카림이 옷을 사면, 옷가게 직원은 그와 손이 닿을세라 거스름돈을 바닥에 밀어준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그의 옆에 앉는 사람도 드물다.


카림은 피부색이 어둡기 때문에, 가난한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무시해도 좋은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 심지어 때로는 범죄자 취급을 받기도 한다. 그가 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타인이 만들어놓은 배타적인 편견 때문에 그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의 범주가 적다.

양용은 선수는 자신이 가진 겉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하는 일을 토대로 평가받기를 원했을 것이다. 양용은 선수가 바라는 것이 옳다면, 카림이 우리에게 같은 것을 바라는 것도 옳다. 댄 젠킨스 기자가 틀렸다면, 우리가 카림에게 덧씌운 편견과 차별도 틀렸다.

양용은 선수는 그나마 인종차별에 당당하게 문제제기라도 가능하고, 그 문제제기가 존중받는다. 이 땅에서는 아직 그것도 요원하다. 우리가 진짜 비판해야 할 것은, 우리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닐까.


by 땀c 2010.04.17 20:41
IE에서 벗어나기, 별 것 아닌데 참 오래 걸렸다. 크롬으로 바꿔보니 새로운 세상이 열려 깜짝 놀란다. - 11:36 #
RT @buoymedia: [issue] 2010사회적기업가학교가 비영리 마케팅을 주제로 4월24일부터 7월3일까지 매주 금요일 문을 연다. 모금, 홍보, 회원관리, 브랜드 관리 등 4월 19일까지 접수. http://www.nsyscom.co.kr - 11:41 #
오르그닷, 재밌는 사이트네요 http://www.orgdot.co.kr RT @buoymedia: [fashion] 윤리적 패션 플랫폼 오르그닷에서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한 재생폴리에스테르(RePET)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PK티셔츠를 판매한다. - 11:43 #
@gonasoonet 감사합니다. 이것저것 알아보고 즐겨볼게요 - 11:44 #
@sikkry 난 양수리로 안 가고 부여로 가게 될 거 같아. 딸기와 함께 하는 즐거운 주말~ - 11:44 #
RT @lightroot: *RT @SoonoSoono: 가봅시다~ @leewoohwan: 언론노조가 작정하고 두달동안 만들어온 국민, 대한민국을 찍다사진전이 오늘 3시 시작합니다. 서울 프레스센터 1층 전시실. 시민여러분, 대놓고, 일부러 와 주십시 - 13:25 #
@nami7140 인천까지 가는거야?ㅡㅜ 안부 전해줘~에구.. - 13:26 #
@tttael @Deuxist 퐈하.................ㅋ - 13:28 #
by 땀c 2010.04.17 00:10
개악된 노조법 교육은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진이 빠진다...하지만 위기를 잘 이겨낸 노조는, 아무도 쉽사리 건들지 못할 힘이 생길 것이다. 위기를 이겨내는 방법 중에는, 비정규직과 소수 노조를 보듬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모두가, 살아남으려면.. - 0:26 #
@Deuxist 오빠, 트위터 하실거면 좀 더 팔로잉을....ㅋ 노동자 학교 잘 끝나기를! 수고 많으셨어요^^ - 0:30 #
@sikkry 일요일에 약속이 있는데 그 약속으로 딸기농장 갈까 하는 거였어 ㅎ 양수리쪽도 찾아보고 있었는데...어디길래 사람이 별로 없었어? 주말에도 없었나? - 0:31 #
by 땀c 2010.04.16 00:11
[ #Tistory ]가슴 커지는 벨소리, 고마워해야 하나 http://durl.me/es5z - 16:31 #
by 땀c 2010.04.14 00:11

그 빛나던 지식의 별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난 9일 방송된 KBS2 <스펀지 2.0>에서는 "가슴이 커지는 벨소리"가 소개되었다. 일본의 심리학자 히데토 토마베치라는 사람이 발명한 것인데,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 뇌에서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젖샘이 발달, 가슴이 커진다는 것이다.

실험에 참가한 연예인이 하루 20회씩 '가슴을 생각하며' 2주간 이 벨소리를 듣자 가슴이 0.2cm 커졌단다. 방송 후 인터넷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발빠른 음원회사는 기존에 나와있던 아기 울음 벨소리를 '가슴이 커지는 벨소리'로 이름을 바꿔서 내보냈다.

"가슴이 커지는 벨소리가 있대!"

"정말? 들어봐야겠는 걸?"

이렇게 가볍게 웃으면서 넘어갈 수도 있다. '예뻐질 수 있으면 좋은 거 아냐?'라며 '좋은 게 좋은 거지'하는 심정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 찝찝함은 무엇일까.

실험에 참가한 연예인 김지혜는 농담처럼 말했다. 자신은 가슴이 작아도 그다지 마음 고생이 심하지 않았는데 "남편이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자고로, 농담이 재미있는 이유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어서다. 여성들의 가슴을 향한 열망이 어디로부터 시작되는가, 그 핵심을 찌르는 말이다.

누군가 만들어놓은 욕망이 나를 망친다



<스펀지 2.0>에서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가슴 사이즈가 평균 75A~80A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방송에서는 이것이 마치 "안타까운 현실"인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현실"인 것이며, 대한민국 여성들의 "자연스러움"일 뿐이다.

"자연스러움"을 거부하는 것은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한다. 영화 <색, 계>가 상영 당시 여러 사람을 놀라게 했던 것 중 하나는, 주인공 탕웨이가 정사신에서 당당히 보여주었던 소위 '겨털(겨드랑이 털)'이었다. 탕웨이의 '겨털' 때문에 정사신에 전혀 몰입이 안 되었으며, 성적 감흥을 못 느꼈다는 영화 감상 후 뒷 이야기를 종종 볼 수 있다.

몸에서 나는 털은 다 이유가 있어서 나는 것일 텐데, 특히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여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겨드랑이 털을, 우리는 혐오한다. 여성들은 데이트 전, 옷 입기 전, 점검하고 삭제한다. '외모' 혹은 '사회의 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만'하는 이런 일들은 귀찮을 뿐 아니라 피부에도 몹쓸 짓이다.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이란, 개인 한 사람이 벗어나기 매우 힘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위력 앞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고,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을 향한 개인의 노력은 "열정"인 것으로 칭찬받는다. 그런 '열정'이 없으면, 그 사람은 암묵적 또는 가시적으로 도태된다. 이 현상은 특히 가진 것 없는 사람일수록 속박하고, 그 기준도 매우 충족하기 힘들다. 가슴은 키워야 하지만, 살은 빼야 하는 수많은 여성들은 알고 있다.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속박은 대부분 "자기 검열"의 형태로 다가오기 때문에, 우리는 대부분 그것이 자신의 선택인 것으로 착각한다. '가슴이 커지는 벨소리'를 하루에 20회씩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듣고 싶어지는 것은, 정말 나의 욕망일까.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욕망에 내가 맞춰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볼 일이다.

우리의 평균은 어쩔 수 없는 75A, 또는 80A이며, 살이 찌면 가슴도 커지고 살이 빠지면 가슴도 작아지는 자연인일 뿐이다. 자기 검열이 심해지면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자괴감에 빠진다. 그건, 나 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슴이 커지는 벨소리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는 내게, 한 언니는 이렇게 말했다.

"그냥, 있는대로 살아~" 

정답이에요, 언니.


by 땀c 2010.04.13 16:31
[그린존] http://bit.ly/aDR7Xj 액션영화 문외한도 빠져드는 긴박감. 사실과 진실을 토대로 한 픽션의 짜릿함. 절제되고 군더더기 없는 인물들의 심리, 표현.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진실... [긴글] http://bit.ly/9NK1TZ - 11:37 #
RT @kheyez: RT @runjs: 대정부질의에 앞서 민주노동당강기갑대표님 연설중임다 국민의 신뢰가 없는 정치는 위기를 부른다며 정부의 오락가락 천암함대처와 좌파척결철학으로 권력남용을 질책하심다 - 11:40 #
@wooriae 멘션에 대한 답이 너무 늦었죠. 개인적으로 노동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과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적어도 법대에서는 반드시 그래야죠. 노동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세상의 8할인데요^^ 꼭 수강하세요~ - 11:42 #
<낮술>이후로 찌질한 남자가 주인공인 영화는 무조건적으로 끌린다. <집 나온 남자들> 꼭 봐야지~~ 게다가 양익준이다. - 11:43 #
울산이군요 RT @unfoundedman: [알티부탁]사실 지역 단체장들 세명이나 기소되었는데 지역 사건이라서 많이 뭍히네요. http://twipl.net/nj6 http://twipl.net/nj7 - 11:45 #
무한도전은 이미 시대적 아이콘 RT @sum1984: 김태호 PD “무한도전은 아직도 할 게 많네요” http://j.mp/diZwDo - 11:48 #
@NudeModel 감독이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이하 감독이라는데, 영화보고 한동안 머리가 복잡했었거든요. 뭔 내용인지 몰라서ㅋ씨네21기사 보니까 재밌을 거 같아요. 근데..사진이...??왜...?? - 11:52 #
연합뉴스 기자인 친구가, MBC 사장 바뀐 게 확실히 티가 난다고 해요.. 천안함 사건에서 사건 분석보다는 국방부의 의견 전달 비중이 확연히 높아졌다고....이렇게...스멀스멀.... - 11:55 #
by 땀c 2010.04.1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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